

[TV리포트=양원모 기자] 계획인가, 우발인가.
7일 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세 달 사이 아버지와 형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성의 엇갈린 주장을 다뤘다.
2025년 3월 26일 새벽. 부산 한 임대아파트에서 60대 남성 장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얼굴, 목, 복부 등을 열네 군데나 찔린 잔혹한 범행. 현장에선 식칼 세 자루가 발견됐고, 부러진 칼날 하나는 가슴에 박혀 있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 추적 끝에 그날의 마지막 방문자를 확인했다. 둘째 아들 도철(가명·당시 38세) 씨였다.
검거된 도철 씨는 수사 과정에서 충격적 사실을 털어놨다. 3개월 전인 2024년 12월 31일, 서울 원룸에서 숨진 형 도영(가명·당시 40세) 씨도 자신이 죽였다는 것. 형의 사인은 구운 달걀에 의한 기도폐색질식사. 도철 씨는 “수면제를 쌍화탕에 타서 형에게 줬고, 잠든 형의 입에 구운 달걀을 넣어줬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달걀에 의한 질식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했다.


하지만 이틀 뒤 반전이 있었다. 도철 씨가 “형의 집에 간 건 맞지만, 나올 때 형은 살아 있었다”며 진술을 뒤집은 것. 제작진을 만난 도철 씨는 경찰의 강압 수사를 호소했다. 그는 “형 사건까지 인정하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보호해주겠다고 했다”며 “아버지 사건 양형도 참작해준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도철 씨는 아버지 장 씨를 살해한 것도 “어린 시절 가정 폭력 트라우마로 다투다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계획적 살인이라는 것. 재판부에 따르면 도철 씨는 범행 당일 골목길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갔다. 강도 소행처럼 보이려 현장을 조작한 게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
범행 직후 행적도 수상했다. 도철 씨는 아버지를 살해한 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빠져나갔다. 그러고는 그날 오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부재중 전화 기록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에 돌아가서는 동거녀에게 자신의 물건을 버리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회, 종교, 미제 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 SBS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